Category Archives: 책마을

1780년의 조선은 겉으로 보기에 평온했다. 아무 일이 일어나지 않았던 것 같았고, 일반인에게 알려진 역사적 대사건도 없었다. 하지만 그해 정조는 청나라 건륭제의 칠순을 축하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진하(進賀) 특사를 파견한다. 《열하일기》로 유명한 연암 박지원도 특사 일행을 따라 중국에 간다. 1636년 병자호란 이후 청나라를 ‘오랑캐’라 부르며 멸시했던 조선은 이 시기를 기점으로 대청 외교 방향을 바꾼다.중국 근세사 전문가인 구범진 서울대 교수는 《1780년, 열하로 간 정조의 사신들》에서 ‘1780년의 열하’를 배경으로 조선과 청나라의 외교 관계에 관한 역사적 장면을 풀어냈다. 조정의 반청(反淸) 여론에도 불구하고 병자호란 후 140년 만에 건륭제에게 특사를 보낸 정조의 결단을 높이 평가한다. 진하 특사를 이끌었던 박명원이 청나라에서 불상을 선물로 받아와 성균관 유생들의 집단 반발을 불러일으킨 ‘봉불지사’ 사건을 자세히 소개한다. 박명원의 8촌 동생인 박지원이 박명원을 어떻게 변호했는지에 대해서도 설명한다. 과거 중국에선 황제의 생일을 만수절(萬壽節)이라고 불렀다. 청나라의 만수절은 국가적으로 기념해야 할 중요한 날이었다. 건륭제는 자신의 만수절 잔치를 북경 자금성이 아니라 열하의 피서산장에서 열었다. 박명원 일행은 1780년 음력 8월 1일 북경에 도착했고, 건륭제는 직접 열하로 이들을 초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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